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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사진 한장에서 시작되어...

미호님 또 다른 연재해염? ㄴㄴ 아닙니다..

우리 졍그기 너무 대단해... 이 사진을 보니 마누라(지민이) 잡으러 인간으로 환생한 신 정국이로 썰이 떠올랐따'ㅅ'

추격?추적?물 아주 조아한다

지민이는 도망가줘야 제 맛!

둘 다 인간으로 환생했는데 지민이가 먼저 깨닫고 도망가고 정국이 왜 잡고싶은지도 모르겠는데 본능적으로 잡으러 다니는 거 얼마나 짜릿하겠어..ㅠㅠ 피카츄 백만볼트임..







탈리온

(1) 신들의 자살 연못






유마는 연못과 양서류의 신이다.


신들의 계급도에서 유마의 위치를 찾자면 저어 아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빠르다. 고인 물을 주관하는 자이다보니 강의 신, 바다의 신에 밀려 인간들에게 인기가 없다. 연못은 산짐승이나 깊은 산속에 발을 잘못들인 조난자들을 빼놓고는 중한 생의 원천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서류라니, 아이들이 던진 짓궂은 돌에 맞아 죽지나 않으면 다행인 생물.


추종하는 신도가 적으면 힘을 잃는 것이 종교의 속성이듯, 유마 역시 별 볼일 없는 신이었다. 유마는 신으로 눈을 뜬 이후 존재가치를 인정받은 기억이 거의 없다. 이천년 전, 신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그 사건'의 증인이자 피고인으로 불려나가기 전까지는 소위 말하는 상급 신들의 얼굴조차 구경해본 적 없는 하찮은 신세였다.


개굴개굴


유마는 금줄이 쳐진 연못 주변을 새삼스럽게 폴짝폴짝 뛰어본다. 그러다가 멈춰서 푹 한숨을 내쉰다. 괜한 짓거리를 하며 울적한 기분을 달래려고 노력했지만 효과가 있을 리가 없었다. 밤바람에 유마가 가지 못한 연회의 유흥소리가 실려 왔다.


오늘은 천계 최대의 축제인 천신의 탄신일이자 태자비 간택의 날이다. 존재하는 모든 신들이 어울리는 그 자리에 유마만 초청받지 못했다. 초청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실상 지난 이천년 동안 이 연못 주변을 벗어나 본 적도 없다. 유마에게 내려진 형벌이었다. 죄목은 업무태만, 형기는 만년. 죄의 무게에 비해 다소 가혹한 형벌이었으나 유마는 항소하지 않았다. 심판대에 서서 시퍼런 안광을 내뿜는 태자의 손에 소멸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기며 벌을 달게 받겠노라 고개를 조아렸다. 그래서 오늘도 유마는 이 빌어먹을 연못의 경비원 신세다.


유마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이 연못은 이름을 박탈당했다. 본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천신과 유마만이 알았다. 천신의 권능을 이길 수 있는 신은 아무도 없으니 태자도 연못의 이름을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 사건 이후 연못은 본래 이름 대신 자살연못이라는 흉흉한 별명으로 일컬어 졌다.


신들의 자살연못이라니. 단어들의 조합이 참으로 모순적이다. 신은 영원히 사는 존재, 노화나 질병으로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신이 소멸하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자신보다 더 높은 신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받거나 아니면..


쾅!


유마는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갑작스럽게 끊긴 연회의 음악 소리는 곧 비명으로 이어졌다. 무슨 일이지? 불안해진 유마가 사방팔방으로 폴짝폴짝 뛰었다. 무슨 일이야? 응? 그 순간 유마의 뒤통수에 섬뜩한 기운이 서렸다. 유마의 본능이 발동했다.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를 감지했다. 양서류는 누구보다 빨리 태풍이 올 것을 안다.


태자다. 태자가 오고 있다! 역한 피비린내와 풍기며!


유마는 금줄을 뛰어넘어 연못으로 몸을 날렸다. 유마가 연못의 신이 아니었다면 꿈도 못 꿀 행위다. 유마는 수생식물 줄기에 매달려 위를 올려다보았다. 연못 표면에 태자의 얼굴이 드리워져있었다. 유마는 너무 놀라 하마터면 혀를 깨물 뻔 했다. 태자의 모습은 오랫동안 공석인 죽음의 신의 자리를 대신해도 될 만큼 음산했다. 얼굴과 옷에 핏자국이 낭자했고 손에 든 검의 날을 타고 누구의 것인지 모를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태자는 충혈 된 눈으로 연못 주변에 둘러진 금줄을 쏘아보았다. 유마는 내심 안도했다. 저 금줄은 천신이 직접 꼬아 만든 것이다. 천신과 유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금줄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다. 유마는 숨을 죽이면서 태자가 물러나길 기다렸다. 허나 유마의 기대와는 다르게 태자는 손에 쥔 검을 높이 쳐들었다. 으에에에? 칼날은 유마가 제대로 당황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수직 하강해 금줄을 끊어냈다. 유마는 그제야 칼날에 묻어있던 피의 주인을 알았다. 태자의 아비이자 최고신인 천신의 피였다.


유마는 그날을 떠올렸다. 금줄이 쳐진 연못 앞에서 피눈물을 흘리던 태자의 모습을 기억해냈다. 모든 신들이 암담한 표정으로 태자를 바라보는 가운데 별안간 사랑의 신인 혜아가 졸도를 했다. 짝을 잃은 태자의 분노와 슬픔이 혜아에게 영향을 미쳐 혜아는 106년 동안이나 긴 잠을 자야했다. 덕분에 인간들은 한 세기가 넘도록 엇나간 사랑으로 인해 고통받아야만했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유마는 태자가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사실 알 것 같았지만 인정할 수가 없었다. 설마, 설마 태자가..


풍덩


태자는 망설이지 않았다. 태자가 연못에 투신했다. 유마는 물보라로 인해 사정없이 흔들리는 수생식물의 줄기를 부여잡고 홉뜬 눈으로 태자를 쳐다보았다. 태자는 목표물을 향해 날린 작살처럼 연못의 바닥으로 제 몸을 내리꽂고 있었다. 태자의 부릅뜬 눈에서 '그 때' 다 흘리지 못한 피눈물이 퐁퐁 솟아나와 수중에 꽃처럼 퍼져나갔다. 유마는 꼼짝없이 굳어 지켜보는 것 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태자가 연못의 바닥에 도달했다. 그러자 시커멓던 모래바닥이 치솟아 오르며 거대한 손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손이 태자를 잡아채었다. 태자는 기꺼이 그 손에 제 몸을 맡겼다. 그러자 광폭한 소용돌이들이 사방팔방에 생겨나며 수중을 어지럽혔다. 으아아아! 유마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서 버텼다. 명색이 연못의 신인데 까딱 잘못하다가 죽겠다 싶었다. 아, 죽는다니. 내가 죽는다니!


신은 영원히 사는 존재, 노화나 질병으로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신이 소멸하는 방법은 두가지 뿐이다. 자신보다 더 높은 신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받거나 아니면


후이이익!


인계로 이어진 이 연못에 몸을 던져 인간으로 환생하는 것.


허억- 헉-


일순간에 소용돌이들이 사라졌다. 연못은 언제 날뛰었냐는 양 소름끼치게 잠잠해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태자의 존재가 사라졌다.


@mysteryhomo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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