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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eworld 5


V.K克 - 純白













박철웅 대장님을 제외하고 존경하는 산악인이 있나요?

제 이전에 그리고 현재 산을 오르시는 모든 산악인들을 존경합니다.


정국을 후원하는 세계적인 아웃도어브랜드의 블로그에 정국의 특집기사가 포스팅되었다. 전문 사진작가를 끼고 히말라야에서 작업한 사진은 당장 잡지에 실려도 흠잡을 곳이 없어보였다. 새파란 하늘과 순백의 설산, 그 강렬한 색감의 대조 사이에 서 있는 정국. 카메라의 앵글이 아래에서 위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웅장한 느낌이 났다. 정국은 인간의 존재를 허락한 적 없는 신성한 영역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정복자 같았다.


그래도 굳이 한 분만 꼽자면?

토니 하벨러요.


해당 포스트는 국내최대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했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기네스 기록을 갈아치운 열일곱 산악인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 때문인지, 것도 아니면 최근 정국이 특별출연한 예체능 예능 때문인지 조회 수가 하루만에 10만을 넘겼다. 지민은 줄곧 뚱한 표정으로 모니터에 뜬 정국의 대답을 눈으로 훑었다. 사진은 작가가 혼을 갈아 넣은 예술이 따로 없는데 중간 중간 삽입된 인터뷰는 성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국의 성격 그대로였다. 좀 과장해 목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인터뷰어가 쩔쩔맸을 게 쉬이 상상갔다.


왜인지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남기신 명언 중에 상당히 공감이 가는 말이 있어서요.


짧은 대답아래에 토니 하벨러인지 허벌레인지하는 사람의 사진과 약력이 첨부되어 있었다.


토니 하벨러는 1960년대의 동계 등반에서 중요한 인물로서 특히 1961년에 아이거 북벽을, 그리고 심지어 아마 보다 어려운 치베타 북벽을 초등하였다. 일주일까지 완전히 고립적인 장기 등반을 요한 그의 동계 등반들은 당시로서는 극한의 대담한 행위였다.



죽음의 암흑과 위대한 삶의 찬가.
산에서는 이 두 가지가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

인간은 그 사이에 좁게 난 길을 지날 뿐이다.



“지랄하네.”


지민은 바로 인터넷 창을 껐다. 기분이 확 구려졌다. 옆에서는 민호가 악다구니를 쓰며 게임 중이었다. 롤 한물 간지가 언젠가 아직도 롤이야. 같이 하자고 졸라대는 민호를 무시하고 지민은 심하게 인체공학적인 피씨방 의자에 허리를 쭉 빼고 기댔다. 지민은 게임에는 관심도 소질도 없었다. 여자애들 오기 전까지만 시간 때우자는 말에 끌려 온 건데 벌써 두 시간 째다. 이 지지배들은 왜 이렇게 안와? 보나마나 얼굴에 이것저것 찍어 바르고 있겠지. 학교에서 맨날 보는 얼굴 뭐가 다르다고 이렇게까지 빡시게 준비를 하나 싶다. 물론 걔들이 학교에도 맨얼굴로 오는 건 아니지만. 지민은 폰을 집어 들고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상단에 종이비행기 모양 아이콘에 빨간색 1이 떠있다. 꼭 일주일만이다.


이번 주는 괜찮았어요?

응ㅋㅋ넌?

저도 이번 주는 괜찮았는데 어제


입력중이라는 ‘…’ 표시가 떴다. 또 뭔가 일이 있었나보다. 지민은 침을 꼴깍 삼키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할 말이 많은지 ‘…’ 표시는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안 보였다.


“씨발. 졌어!”

“접어라. 접어. 틀딱아. 언제적 롤이야. 옵치도 아니고. 니 빼고 다 배그하는데.”

“넌 겜알못주제에 나대지 마라. 근데 뭐하냐?”


민호가 지민의 액정에 얼굴을 드밀었다. 지민은 퍼뜩 놀라 홀드를 걸어 화면을 지웠다. 민호가 어라? 하는 표정으로 지민을 쳐다봤다.


“뭐야. 왜 끄는데.”

“너는 씨발 매너도 없냐?”

“우리 사이에 뭔 매너야. 왜 끄냐고! 너 디엠 보내고 있었잖아. 혹시 섹스타그램?”

“꺼져. 내가 닌 줄 알아?”


지민은 아예 폰을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민호는 가재미눈을 하고 지민을 쳐다봤다.


“왜! 뭐!”

“이 수상해씨새꺄. 뭐야. 말해.”

“뭘 뭐야. 걍 디엠 한 거지.”

“그니까 누구랑 했냐고. 프로필도 없던데.”


그 찰나에 그걸 다 봤나보다. 이 새끼 집착쩌는데 아 골치 아파지게 생겼네 또.


“아이디가 디알.. 어쩌고 였는데? 나 검색해본다? 어?”

“아! 웬 미친새끼가 지 좆사진 보내서 꺼지라 했어. 왜.”

“헐. 지 꼬추를? 너한테?”

“어!”

“와. 니 비공계계정도 아니잖아. 완전 호모새낀가 보네. 야. 보자보자. 함 봐보자.”

“아, 씨발. 싫어! 눈 버려.”

“그럼 나만 볼게. 지 꼬추 맞긴 해? 인증했어?”

“인증은 뭔 인증이야!"

“일단 내가 봐볼게. 형아가 검증해준다.”


민호는 물러날 폼이 아니었다. 숫제 주머니를 털어 폰을 가져갈 기세라 지민은 민호의 머리통을 있는 힘껏 밀어내는 것으로 방어했다.


“뭘 검증해?”


그렇게 아웅다웅하고 있는데 머리 위에서 낯선 듯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둘은 고개를 위로 들었다. 역시나 낯선 듯 익숙한 얼굴.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애가 향수냄새를 폴폴 풍기면서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동그랗게 뜬 눈으로 되묻는 폼이 꼭 수십 번 저 표정을 연기한 사람 같다. 아, 근데 누구지? 누군데 이렇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


“신소연!”


지민이 기억을 더듬는 사이 민호는 답을 알아냈다. 그 이름이 나오자 피방에 있던 지민네 무리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소연 뒤로 줄줄이 여자애들이 등장했다.


“와. 니 몰라봤다!”


민호가 벌떡 일어나 소연을 아래위로 훑었다. 소연은 배시시 웃으면서 긴 머리를 쓸어 넘겨 귀에 꽂았다. 핫팬츠에 스트릿브랜드 티를 입고 볼캡모자를 쓴 다른 여자애들과는 다르게 혼자만 러플이 화려한 리본블라우스에 H라인 스커트다. 신발도 힐을 신어 꼭 여대생 같았다. 배우 누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외국물을 먹어서 그런지 성숙해 보인다.


“잘 지냈지?”


소연이 아주 상투적인 멘트로 안부를 물었다.


“나는 완전 잘 지냈지!”


소연에 대한 민호의 관심이 지대했다.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친했다고 민호는 소연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계속 악수를 했다. 여자애들이 그런 민호를 보며 픽- 비웃었다.


“야. 잘 지내긴 뭘 잘 지내. 이 새끼들 양아 된 거 안 보여?”

“양아치라니. 오빠 섭섭하다.”

“섭섭해서 손이 막 나가나 보지?”


영현이가 자신을 꼬집은 민호의 손을 찰싹 때려 떼어냈다. 소연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지민아. 너는 잘 지냈어?”


신소연은 지민의 초등학교 동창이다. 6학년 졸업과 동시에 캐나다로 유학을 갔던 소연은 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입시도 한국에서 치르고 여기서 대학을 다닐 거라 들었다. 몰려다니면서 일진짓하느라 함께 망해버린 지민네 무리들과는 다르게 S대 국제학부를 목표로 토플이며 AP며 열심히 준비 중이시라고.. 입 싼 지지배들이 뒤로 호박씨를 그렇게 까더라.


“응, 나는 잘 지냈지. 너 진짜 확 바뀌었다. 넌 줄 몰랐어.”


소연은 초딩 때도 버거킹 지면모델을 할 정도로 예쁘장했지만 키가 땅콩만하고 덩치가 왜소해서 현실 인기는 그닥이었다. 그 나이 땐 힘세고 목소리 큰 여자애들이 남자애들을 휘어잡았으므로. 근데 이렇게 말 만한 처녀가 되어 나타나다니. 외국음식에는 환경호르몬인가 뭔가가 있다던데 그것 때문인지 발육이 남달랐다. 힐을 감안 하더라도 170cm은 훌쩍 넘어보였다.


“넌 똑같다. 애들은 조금씩 변한 것 같은데 지민이 너는 초등학생 때 얼굴 그대로라서 한 번에 알아봤어.”

“그치. 박지민은 진짜 1도 안 변했어. 그거 알아? 얘 키도 그대로-”

“싸물어. 진짜.”


지민이 민호를 보고 으르렁대자 아이들이 박장대소했다. 술자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오늘은 소연 덕에 분위기가 한껏 들떴다. 여자애들이 빨리 게임을 끝내라며 채근했다. 평소라면 버티기 한 판에 들어갈 놈들이 소연 덕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는 왁자지껄 떠들며 피방을 빠져나갔다.


“아, 맞다. 너 동생 완전 유명해졌더라.”


소연이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지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가만히 벽에 기대있던 지민의 표정이 굳었다.


“째깐한 게 하도 너 뒤를 졸졸 쫓아다녀서 우리가 막 골탕 먹이고 그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사진보니까 남자가 다 됐더라고. 실제로도 그래?”

“아까 박지민 1도 안 변했다고 했지? 걔도 똑같아.”


입을 앙다문 지민대신 민호가 대답했다.


“응? 뭔 소리야? 엄청 바뀌었던데? 키도 완전 크구, 어깨도 떡 벌어지고 얼굴도- 꺅!”


지민과 민호를 보며 말하느라 고개를 뒤로 돌리고 걷던 소연이 건물 입구 께에 서있던 시커먼 등과 부딪치고 말았다. 소연은 뒤로 살짝 튕겨져 나왔고 민호가 그런 소연을 냉큼 잡아줬다. 소연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신경질적인 눈빛으로 위를 쳐다봤다. 그리고 대번에 눈이 풀어졌다.


“봐. 똑같지?”


민호가 소연에게 물었으나 소연은 눈앞에 정국에게 정신이 팔려 그 질문을 듣지 못했다. 검정 후드를 뒤집어 쓴 정국이 소연 너머 지민을 응시하고 있었다. 품이 넉넉한 후드였지만 그 와중에도 넓은 어깨와 판판한 가슴 판이 돋보였다. 살짝 갈라진 턱, 정국이 오르는 산만큼이나 높은 콧대, 예쁘지만 동시에 카리스마도 갖추고 있는 눈매까지… 모조리 소연의 취향이었다. 소연은 자신이 입을 헤- 벌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홀린 듯이 정국의 움직임을 쫓았다. 정국이 성큼성큼 지민에게 다가갔다.


“집에 가요?”

“아니.”

“벌써 9신데… 내일 모의고사 아니에요?”


지민이 정국을 쏘아봤다.


“네가 뭔 상관인데. 네가 내 아빠야?”


아니지. 아빠도 지민에게 그런 관심이 없다. 모의고사는 고사하고 지민이 고3이 된지도 모를 인간이다. 지민은 이를 까득 갈았다.


“비켜.”

“고3 첫 모의고사는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오늘은 그만 집에 가요.”

“학교도 안 다니는 새끼가 뭘 안다고.”

“….”


지민은 정국의 어깨를 치고 지나가려 했다.


“어디가게요.”


정국이 지민의 손목을 붙들기 전까지는 그러려고 했다. 단단한 악력으로 지민을 붙든 정국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지민은 잡히지 않은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하- 한숨을 쉬었다.


“아, 씨발 좆같아. 야. 씨발 깝치지 마. 내가 너한테 뭐 한다고 다 보고해야 돼?”


험악하게 바뀐 분위기에 소연만 어쩔 줄을 몰랐다. 나머지 친구들은 이런 광경을 보는 게 한 두 번이 아닌 양 둘을 무시하고 가거나, 대충 끝내라며 한 마디씩 툭 던졌다. 말리려는 소연을 제지한 건 민호였다. 소연이 눈에 물음표를 띄우고 민호를 쳐다보자 민호는 고개를 저었다. 초딩 때는 누구보다 정국을 싫어해 못 살게 굴던 민호였다. 소연은 민호의 변한 태도가 이해가지 않았다. 민호가 소연에 귀에 빠르게 속삭였다. 저 새끼 건들지 마. 미친개야.


“또 술 마실 거죠?”


지민이 정국의 손을 팍 쳐냈다.


“꺼져.”


지민은 정국을 두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 뒤를 민호와 소연이 따랐다. 소연은 민호에게 끌려가면서도 계속 뒤를 확인했다. 정국은 지민이 자신을 쳐낸 모양 그대로 오래도록 서 있다가 지민 무리의 뒤를 쫓았다. 스무 걸음쯤 떨어진 채로 계속 무리를 따라왔다. 피씨방 앞에 있던 것도 초딩 때처럼 지민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구나. 소연은 그제야 민호의 말을 이해했다. 지민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정국도 여전하구나. 달라진 게 있다면 그 때는 유기견이 저를 거둬갈 사람을 죽자고 쫓아다니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잘 훈련받은 사냥개가 충성!하고 주인을 따르는 느낌이었다. 소연은 힐끔- 정국을 확인하다가 정국과 눈이 마주쳐 버렸다. 자, 잘생겼다…. 다른 여자애들은 저 얼굴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나? 너무 어릴 적부터 봐서 감흥이 없는 건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무리는 최근에 뚫은 술집에 도착했다. 계단을 오르는 아이들을 따라 민호와 지민도 걸음을 옮겼다. 소연은 마지막으로 계단을 오르다가 다시 뒤를 돌아봤다. 정국은 피씨방 때와 마찬가지로 건물 입구에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쟤는 정말 융통성이 하나도 없나보다. 껴달란 말도 못하고 무식하게 저러는 거 보면.


“너는 안 들어가니?”

“….”

“여기 계속 서 있게?”

“….”


정국은 대꾸가 없었다. 정국의 대답을 기다리던 소연은 이내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술집으로 들어갔다. 변한 제 모습을 보며 쩔쩔매던 남자아이들과는 대조되는 정국의 태도에 솔직히 자존심이 상했다. 내가 안 예쁜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쑥스러워서 그런가? 뭐지? 그나저나 다 큰 형을 아직도 졸졸 따라다니는 건 무슨 심리야? 쟤 어디가 좀 모자라나? 그래서 학교도 안 다니는 건가? 머리 쪽에 문제 있다는 얘기는 없던데….


“쨘~!”


소연은 술을 마시면서도 정국 생각뿐이었다. 모두는 내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달렸다. 말술인 소연이 약간 알딸딸해졌을 쯤에 테이블에 뻗기 시작하는 진상들이 속출했다. 소연은 속으로 쯧쯧 혀를 찼다. 얘네 진짜 막나가는구나. 내일 모의고사라더니 누구하나 신경쓰는 이가 없네. 다들 어느 정도 은수저물고 태어났으니 인생 조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한심하다. 소연은 은근한 우월감을 즐겼다.


“예지야. 근데 넌 정국이한테 관심 없어?”


소연은 맛이 가기 시작한 홍예지를 은근히 떠봤다. 소연의 기억 내에서 예지는 여자아이들 중 가장 입이 가벼웠다. 예지를 찌르면 줄줄이 소세지로 정국이에게 관심 있는 애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예상했다.


“엉? 뭔 개쌉소리야?”


헌데 예상과는 다르게 예지가 눈살을 찌푸리며 소연에게 되물었다.


“어?”

“내가 미친개한테 왜 관심을 가져?”

“아, 아니. 오늘 보니까 되, 되게 남자답고 멋있어 진 거 같아서….”


이렇게 격하게 반응 할 질문이야? 소연은 당황해서 어물어물 말을 더듬었다.


“흠… 뭐 와꾸는 인정하지.”

“어, 어….”

“와꾸는 최고야. 최곤데… 그럼 뭐하냐. 머리가 완전히 돌아버렸는데.”


예지가 손가락을 옆머리에 대고 빙글빙글 돌렸다.


“응? 그게 무슨 말-”


간당간당하게 버티고 있던 지민의 고개가 민호의 어깨로 떨어졌다.


“야. 박지민 갔다. 갔어.”


지민의 주사는 잠이었다. 주변에서 격하게 흔드는데도 흡사 기절한 것처럼 정신을 못 차렸다. 덕분에 예지에게 정국 얘기를 물어보려던 소연은 타이밍이 애매하게 됐다. 다른 애들이 테이블에 머리를 처박을 땐 아무도 신경 안 쓰더니. 다들 왜 이렇게 안절부절야? 궁금증은 오래 지나지 않아 풀렸다. 정국이 등장한 것이다. 어떻게 안건지 정국은 지민이 훅 간지 5분도 안 되어 술집 안으로 쳐들어왔다.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건 안중에도 없어 보이는 기세가 대단했다. 시커멓게 가라앉은 눈빛에 여자애들은 시선을 외면했고 남자애들도 은근히 쫀 게 보였다. 보폭이 큰 걸음을 재게 놀려 순식간에 지민 앞에 도달한 정국이 망설임도 없이 지민을 어깨에 둘러멨다.


“어머!”


놀란 건 이번에도 소연뿐이었다. 다들 익숙하게 지민을 정국에게 치워버리고 잔을 채웠다. 소연은 저도 모르게 정국의 뒤를 따르려 일어났다가 민호에게 제지당했다.


“쟤들한테 껴들지 말라니까?”

“아, 그니까 왜!”


오랜만에 만나 계속 내숭을 까고 있었지만 본래 소연도 보통 성질머리가 아닌지라 이제 화가 났다. 지들끼리만 아는 얘기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답답했다. 소연이 폭발하자 깨어있는 모두의 시선이 소연과 민호에게 쏠렸다.


“그니까 왜 그러냐고. 나는 모르잖아. 말해달라고.”


아이들끼리 눈빛을 교환하는 게 보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길래 이렇게 서로 눈치를 보는 걸까? 아이들의 면면을 살피던 소연은 갑자기 깨달았다. 아, 아니다. 이들은 눈치를 보는 게 아니다.


“그게 말이지…. 너 캐나다로 가고 나서 있었던 일인데…”


이들은 무서워하고 있는 거다.


“미친개가 진짜로 사람 하나를 죽일 뻔했었거든.”


소연은 이들이 정국을 진심으로 무서워하고 있다는 걸 깨달아버렸다.















정국은 완전히 늘어진 지민을 조심스럽게 침대에 내려놓았다. 지민의 겉옷과 양말을 벗기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벽시계가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푸우- 깊게 한숨을 내쉰 정국은 지민의 머리맡에 자리를 잡고 지민을 지켜보았다.


“….”


인정하기 싫지만 술 취해서 자는 지민은 안 그럴 때의 지민보다 속편해 보였다. 평소 땐 불면증으로 좀처럼 깊게 잠에 들지 못하는 지민이다. 취했을 때만큼은 이렇게 쓰러지듯 잠에 드니 술의 유일한 순기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마시지마요.”


지민은 늘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탓에 꼭 정국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이들에게 예민하고 까탈스럽기가 경계심 많은 길고양이보다도 더한데, 술만 마시면 신경줄이 느슨해져 이리 치대고, 저리 치대고.. 그러다가 아무한테나 기대서 자버리고..


“내가 얼마나 참고 있는지 알아?”


알 리가 없지. 정국은 지민의 앞머리를 넘겨서 가지런히 정리해주고 욕실로 향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인데다가 살짝 감기기운이 있었지만 항상 그랬듯이 찬물로 샤워를 했다. 살갗에 내리꽂히는 차가움이 노곤함을 등에 업은 잠을 몰아냈다. 정국이 바라던 바였다. 얇은 반팔셔츠에 트레이닝팬츠를 꿰어 입은 정국은 자신의 방에 들러 문제집과 필기구를 챙겼다. 부엌에 이르러 잠시 감기약을 먹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잠이 올까봐 관뒀다. 열이 심한 것도 아니니 이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국은 다시 지민의 방에 들어갔다. 지민은 정국이 눕혀준 그대로 순하게 잠들어 있었다. 다행이다. 깊이 잠든 거 같네. 정국은 침대 옆 책상에 자리를 잡고 문제집을 펼쳤다.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모의고사. 정국은 스탑워치를 세팅하고 문제집을 펼쳤다. 그리고 막힘없이 문제를 풀어나갔다. 간간히 곁눈질로 지민의 잠든 모습을 확인하는 것만 빼곤 남은 시간도 체크하지 않는 놀랄만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딸깍


문제를 다 푼 정국이 스탑워치의 버튼을 눌렀다. 정확히 20분이 남아있었다. 채점을 해보니 수학에서 두 개 틀린 것 빼고는 만점이었다. 정국은 그 자리에서 바로 오답까지 정리하고 문제집을 덮었다. 이 정도면 한 달 뒤에 보는 시험에 무난히 합격할 것이다. 철웅이 그러라했으니 정국은 꼭 그래야만했다. 정국은 단 한 번도 철웅의 명령을 어겨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어려운 요구라도 꼭 해냈고, 해내야만 했다. 정국에게는 생존과 직결되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국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정국의 의견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철웅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자퇴가 되지 않아 정국은 입학식만 치르고 줄곧 무단결석을 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되기 전에 정원 외 관리대상으로 처리되어 학교와는 연이 끊어졌다. 친구들이 생애 첫 교복을 입고 중학교 생활을 시작할 무렵, 정국은 철웅과 네팔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탔다. 


정국이 카트만두의 이국적 정취에 적응할 새도 없이 철웅은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포카라로 이동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서였다. 실전경험이 전무한 정국을 위해 기네스 그랜드슬램 기록을 보유한 전문산악인이 관광객들이 패키지로 소비하는 코스를 기꺼이 라운딩한 것이다. 철웅은 정국을 아주 차근차근 자신이 원하는 모습대로 키워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산에게 정국을 소개시켜야했다. 철웅은 자신이 처음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면서 느꼈던 충격과 감동을 정국도 느끼길 바랐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는 삼일이 걸렸다. 산 좀 탄다는 일반 성인들이 엿새가 걸린다는 코스를 열네 살 정국은 어렵지 않게 정복했다. 확실히 싹이 보이는 아이였다. 철웅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기꺼워했다. 그래서 좀 더 욕심을 냈다. 그대로 내려가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철웅과 정국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너머 위로, 위로 계속 올라갔다.


정국은 고산병과 더불어 체력의 한계를 느꼈지만 철웅 앞에서 티내지 않았다. 산소가 부족해 당장이라도 헐떡이며 드러눕고 싶었으나 흔들리는 시야를 정신력으로 다잡았다. 철웅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한국을 떠나기 직전 보았던 지민의 얼굴을 떠올렸다. 왜 정국만 데리고 가냐며 철웅에게 소리를 지르다가 결국 엉엉 울어버리던 형. 한참을 울부짖던 지민은 아무리 통곡해도 응답이 없는 철웅과 어쩔 줄 몰라 하는 정국을 번갈아 쏘아본 후 쾅! 문을 닫으며 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정국이 떠날 때까지 머리털 한 올 보여주지 않았다.


정국은 지민이 웃으면 행복했다. 실은 오로지 지민이 웃어야만 행복했다. 한 번도 자신을 향해 웃어준 적은 없지만 지민이 웃는 것을 훔쳐보면 꽝꽝 얼어붙어있던 가슴이 사르르 녹는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민을 가장 많이 울리는 것은 정국, 자신의 존재였다. 그 사실이 너무 괴로웠다.


근데 형 그래도 저는 형을 떠날 수가 없거든요.


정국은 지민 앞에서 사라질 수가 없었다.


사랑하면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고 하잖아요. 이건 사랑이 아닌가 봐요. 제 생각에는 생존욕구 같아요. 형을 떠나면 죽을 것 같아요. 버려질까봐, 버려져서 더 이상 형을 볼 수 없을까봐..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고 그로인해 지금도 한 걸음을 내딛어요. 형의 우는 얼굴을 곱씹으면서요.


「어엇!」


휘청, 찰나에 몸의 중심이 무너졌다. 정국은 하마터면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다. 가슴을 쓸어내릴 여유도 없이 그 순간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들렸다. 환청인가? 오랜 시간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뇌는 환각과 환청을 불러낸다고 교육받았다. 정국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앞서 가는 철웅을 바라보았다. 철웅의 아연실색한 표정을 확인한 순간, 뭔가 잘못된 걸 알아챘다.


「정국아!」


순식간에 코앞까지 당도한 거대한 눈의 장벽. 쏘롱라 고개의 산사태는 정국에게 ‘습격’으로 기억되었다. 정국은 자신을 덮치는 눈보라에 실족하며 정신을 잃었다.


둥! 둥! 둥!


커다란 북소리가 들렸다.


둥! 둥! 둥!


자신은 분명 눈사태에 휩쓸렸는데… 곧 저체온증으로 죽을 운명 일텐데…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인데…


둥! 둥! 둥!


너무 생생하게 열기가 느껴졌다.


둥! 둥! 둥!


감각의 괴이한 전복으로 괴로워하는 정국의 머릿속을 여러 장면들이 무작위로 할퀴었다.


둥! 둥! 둥!


정국은 그 장면들이 자신이 평생 꿔 온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깨고 나면 늘 잊어버리고 마는 꿈의 편린들. 잡아채려 해도 절대로 잡아채지지 않는, 정국의 무의식을 떠도는 조각들.


둥! 둥! 둥!


그 조각들 속에서 지민은 웃었고, 울었고, 유혹했고, 절망했고… 자신으로부터 도망쳤다.


둥! 둥! 둥!


쇄골 아래를 찌르는 짜릿한 통각. 경악한 표정의 지민. 힘이 들어 간 손에 잡히는 가는 뼈. 지민은 애원했다.


둥! 둥! 둥!


무너지는 하늘과 범람하는 강. 열에 들뜬 지민.


둥! 둥! 둥!


다른 이와 사랑을 나누는 지민.


둥! 둥! 둥!


번쩍 눈이 뜨였다.


둥! 둥! 둥!


정국의 발아래에서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 열기에 식겁하였으나 온 몸이 결박되어 도망칠 수가 없었다. 정국은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커먼 피부에 붉은 안료로 칠을 한 원주민들이 북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이 섬기는 신을 위한 의식을 행하는 중인 듯 했다. 아마 제물은 자신인 것 같다. 정국은 결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원주민들을 향해 짐승 같은 소리를 내지르던 정국의 시야에 한 남자의 발밑에 엎드려 애원하는 지민이 포착되었다. 지민이 내뱉는 언어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을 살려달라고 청하는 것 같아 보였다.


둥! 둥! 둥!


북소리가 점점 커졌다. 연기 때문에 숨 쉴 수가 없어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둥! 둥! 둥!


애원이 통하지 않는 것에 절망한 지민이 바닥에 고꾸라졌다가 퍼뜩 몸을 일으켰다. 지민은 남자를 원망스런 얼굴로 쳐다보고 뭔가를 결심한 듯 그로부터 등을 돌렸다. 남자의 눈이 커졌다. 정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민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지민은 불길이 치솟는 장작더미를 티 하나 없는 하얀 손으로 헤집으려했다. 아니야! 아니야! 그러지마! 그러지-


삐, 삐, 삐, 삐, 삐!


“헉!”


정국은 번쩍 고개를 쳐들었다.


“허억, 헉, 헉….”


정국은 회색벽지를 마주한 채 한참이나 숨을 골랐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까 채점까지 마친 문제집이 다 구겨져 있었다. 도대체 언제 잠에 든 걸까? 스탑워치가 삐삐대며 설정한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렸다. 정국은 잘게 떨리는 손을 뻗어 스탑워치를 껐다. 온 몸이 식은땀으로 축축이 젖어있었다. 대체 또 무슨 꿈을 꾼 걸까? 바로 더듬지 않으면 날아가 버리는 꿈의 기억 때문에 정국은 젖은 머리를 감싸 쥐고 꿈의 내용을 연상해내려 애썼다. 애석하게도 한 장면만 떠올랐다. 정국은 그것을 문제집에 작게 메모했다.


“으으….”


신음소리가 들려 정국은 휙 옆을 쳐다봤다.


“으….”


지민이 눈을 질끈 감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정국은 지민에게 다가갔다.


“형! 형!”


또다. 또 시작되었다. 지민은 좀처럼 잠에서 깨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지민이 깊은 잠에 못 드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지독한 악몽에 사로잡혀서 자신의 의지로 깨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증상을 처음 발견한 이는 어렸을 적 같은 방을 쓴 정국이었고, 지민이 철웅에게 말하지 말라 단단히 일렀기 때문에 현재에도 정국 외에는 아무도 몰랐다.


“형!”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국은 지민의 뺨을 살짝 때렸다. 그래도 꼭 감은 눈은 뜨여지지 않았다. 지민은 이내 경련을 시작했다. 정국은 망설임 없이 침대에 올라갔다. 바들바들 떠는 지민을 결박하듯 온 몸으로 감싸 안았다.


“형. 일어나. 일어나요.”

“으으….”

“이제 그만 깨요.”


정국은 지민의 귀에 끊임없이 속삭였다. 현실로 빠져나오라고.


“깰 수 있어. 깰 수 있어요.”


지민의 경련이 잦아들었다. 정국은 지민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정국이 토닥이는 리듬을 따라 지민의 숨소리가 규칙적이어지고 더 이상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정국은 지민을 살짝 떼어놓고 그 얼굴을 확인했다.


“깼어요?”


지민은 몽롱한 눈으로 정국을 올려다봤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정국은 지민이 꿈과 현실 사이 그 어딘가에서 아직도 배회중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꿈의 미궁을 다 빠져나왔으나 마지막 문을 열지 못하는 지민을 위해서 정국이 나서야했다. 정국은 지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정국의 혀가 열에 들뜬 지민의 입술을 가르고 입 안으로 침투했다. 정국은 지민의 작은 턱을 단단히 부여잡고 키스를 했다. 정국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격하고 질척했다. 입을 통해서 지민의 영혼이라도 흡입할 작정인 것처럼 보였다.


“으응!”


영 맥을 못 추고 당하고만 있던 지민이 혀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정국이 지민 위에 올라탔을 때다.


깼구나.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급해진 정국은 두 손으로 지민의 작은 머리통을 꽉 그러안고 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퍼붓는 중이었다. 정국은 이미 오래전에 발기했고 지민의 남성도 슬슬 일어서고 있었다. 정국은 단단한 나무토막이 되어버린 자신의 것을 지민의 은밀한 곳에 대고 압박을 가했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퍽!


별안간 지민이 내지른 주먹이 정국의 왼쪽 볼에 정확히 꽂혔다. 아무리 정국보다 체격이 작고 힘이 약하다 한들 지민도 혈기왕성한 나이의 남자였고 일진짓으로 주먹다짐 꽤나 한 짬밥이 있었기 때문에 무시할만한 위력이 못 되었다. 그래도 오늘은 너무 쎈데? 정국은 혀로 이빨을 훑었다. 다행히 멀쩡했다. 입 안은 다 터져서 진하게 피맛이 났지만 말이다.


“너!”


지민은 씩씩 숨을 고르다가 막무가내로 정국의 윗옷을 들어올렸다.


“형.”


환상적으로 짜여있는 복근 위에 그린 듯한 흉터. 정국이 쏘롱라의 산사태에서 생존하며 얻은 훈장이었다. 그 표식을 확인한 지민의 눈은 절망으로 물들었다. 정국은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일련의 과정을 수십 번 겪었다. 지민은 이제 곧 자신에게-


“나가.”

“….”

“나가라고!”


그래, 이 차례지. 정국은 군말 없이 지민 위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그리고 지민이 눈치 채지 못하게 방문에 기댔다. 곧 문 안쪽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몇 분 작게 울음을 삼키던 지민은 이내 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정국은 방문을 타고 주저앉았다.


아, 또 울렸다.


정국은 지민이 울음을 멈출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한참동안 눈물을 짜낸 지민은 콧물로 막혀버린 코를 팽 풀었다. 침대 맡에 놓인 폰의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새벽 5시였다. 내일도 학교가긴 글렀구나. 지민은 한숨을 쉬었다. 더 이상은 잠도 잘 수 없었다. 폰게임을 할까하다가 문득 ‘그’로부터 디엠이 와있던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게 떠올랐다. 지민의 손가락이 인스타그램의 아이콘을 눌렀다.



이번 주는 괜찮았어요?

응ㅋㅋ넌?

저도 이번 주는 괜찮았는데 어제



어제 또 꿈을 꿨어요

제 꿈에 늘 등장하는 그 사람이요

꿈속의 제가 구덩이에 넣어놓은 사람

앞 뒤 내용은 또 생각이 안 나는데

어쨌든 그 사람이 저를 공격하고 도망치려했어요

저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더는 도망칠 수 없게 만들었는데요

깨고 난 후에도 그 감정이 너무 생생해서 견딜 수가 없더라구요

그런 적은 처음이었어요

꼭 현실의 제가 그 사람한테 분노를 느끼는 것 같았죠

무슨 말인지 이해해요?

꿈속의 제가

꿈속의 그 사람한테 느낀 감정을

현실의 제가

현실의 그 사람한테 느껴버렸어요

이게 왜 심각하냐면

정신을 차려보니

현실 제가 그 사람의 발목만 쳐다보고 있는 거예요

내가 저걸 부러뜨렸었지.. 하면서

이제 저는 제가 무서워요



















-

진짜 불친절한 이야기임미다.. 마지막에 부디 친절하게 설명드릴 수 있기를..!

저의 모든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번 편이 비교적 쉽게 이해가 가셨을 것이라... 예상(x 착각o)해봅니다

아 그리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댓글로 궁예?라고 해야하나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석? 예상?하시는 거 보면 저 넘 흥미롭고 세상 젤 재미잇꼬 짜릿해용... 

7편 완결을 다짐했던 글인데 제가 정력이 딸려서 자꾸 줄거리를 나누네여 8ㅅ8 편수가 쫌 더 늘어날수도 있을 것 같아요

주말에 업로드 하도록 노력하겟쑴다!

@mysteryhomo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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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eworld 3